SOMA

꽤 예전에 보고 재밋을꺼 같아서 스팀에서 구매해놨던 게임 SOMA. 프릭셔널 게임즈라는 스웨덴 게임 제작사의 게임이다. 예전에 암네시아라는 이 회사의 공포게임을 잠시 플레이한적이 있었다. 한국에 팬이 많은지 게임이 출시되고 얼마 안있어 한글패치가 나왔고 그 수준또한 굉장히 높다2015년 작품이고, 내가 사 놨던것도 2017년 12월이니 사놓고 3년이나 지난 후에 엔딩을 본 셈이다. 그 전에 한번 플레이할려고 하다가 어지러워서 그만두었었는데, 이번에 몇가지 옵션을 손을 보면서 멀미가 없어져서 엔딩까지 달리게 되었다.

게임내의 이미지까지 한글화되어 있다. 퀼리티가 아주 좋다.

멀미를 없애준건, 60프레임고정, FOV조정(거의의미 없는듯), 마우스 반응 속도 조정. 세가지 였다. 마우스 속도 조정도 애매해서 엑박패드로 하면서 자동 조절된듯.

게임의 장르는 1인칭 어드벤처라고 볼 수 있다. 심해에서 이루어지는 호러 어드벤처. 전체적으로 퍼즐은 없고 약간의 추적 액션이 존재한다. 

주인공인 사이먼이 2015년에 뇌손상을 치료하기 위해 뇌스캔을 받고 2104년의 심해의 연구시설이에서 깨어난다. 사이먼은 이 상황을 이해하기 위해 여기저기 돌아다니면서 상황을 알게 된다.

인류는 외계에서 날라온 운석으로 멸망했고, 심해에 연구시설에 있던 사람들만 살아남은 상황. 그 와중에 특수물질인 구조젤과 연구시설을 관리하던 WAU라는 AI가 결합하여 미쳐서 괴물들이 출현하고 혼란이 된 상황이다. 사이먼과 정신만 살아 있는 캐서린 이라는 연구시설 사람이, 인류를 전자화해서 ARK라는 현실시뮬레이터에 넣어 우주로 발사하려는 계획을 실행하러 가는 이야기이다.

인간은 무엇이고 인간성은 무엇인가. 라는 고전 SF에서 많이 다루던 이야기가 주 주제라고 볼 수 있다. 인간이 모두 멸망한 사회에서 우주에 떠있어서 데이터화된 인류가 시뮬레이션되어 존재하는 ARK가 과연 인류존속의 희망으로 볼수 있는가? 도 논쟁적인 문제라고 할 수 있다. 육체가 없이 데이터만으로 존재하고 소수의 존재들이 우주에 떠나닌다고 해서 인간성을 보존했다고 볼수 있을지. 육체를 배제하고 인간을 얘기할수 있을지. 논쟁적인 주제라고 하기 보다는 인간의 정신만을 복제해서 오랜기간을 유지한다는 프로젝트 자체가 인간성을 유지하는 프로젝트의 유일한 방법으로 모두를 설득할수 있을까 하는 부분은 좀 의문이다.

비정상적 인간, 어두운 심연, 기괴한 이미지는 크툴루 스럽지만 실제로 코즈믹 호러스러운 분위기가 그렇게 나지는 않는 편이다

어찌보면 비슷한 주제를 가진 호라이즌 제로 던 에서 인류문명을 존속시키기 위해서 육체를 보전하는 쪽으로 프로젝트가 진행되었던 것을 볼때 주제를 위해서 약간은 무리한 시나리오를 전개한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한다.

인간성이란 무엇이고 인간성의 보존을 위해서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에 대한 의문을 던져주면서도 나름의 공포감으로 재미를 선사해 준다. 호러게임보다는 SF에 가깝고(실제 다루는 주제도 그렇고) SF쪽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좋아할듯 하다.

만들어진 천국에서 인간성을 유지하고 행복을 찾을수 있을까

ㅣEverybody’s gone to the rapture

타이틀. 두 사람. 그리고 주변을 날아다니는 나비.

 게임의 여러가지 장르 중, 어드벤처는 한때는 메이저의 위치에 있었다. 내가 어릴적에는 ‘원숭의섬의 비밀’, ‘LOOM’ 같은 어드벤처 게임이 게임순위에서 항상 상위권에 존재했고 많은 사람들이 즐기던 시절이 있었다. 하지만 과거일뿐 지금의 어드벤처 게임은 마이너에 가깝다.

‘Everybody’s gone to the rapture’ 는 FPS의 형식을 가지고 있는 어드벤처 게임이다. 

어드벤처 게임은 나에게 있어서 심리적인 접근성이 꽤 낫다. 게임이란게 다들 어느정도의 난이도라는게 존재하고, 근래에 들어서는 높은 난이도 자체가 하나의 게임이 되는 소울류 게임들도 나타난다. 유명한 AAA급 게임들은 그만큼의 플레이시간을 들여야 하는 면도 있고 시스템을 익혀야 하는 경우도 있다. 게임 자체가 꽤 스트레스를 주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어드벤처 게임의 경우, 어드벤처라는 장르로 분류가 되었다면, 퍼즐과 스토리를 따라가는 경우 말고 크게 스트레스를 주는 장치가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조작을 못해서 죽는다거나 레벨업 노가다를 해야 한다거나 하는게 없다는 뜻이다. 거기다가 한글화가 되있다면 더욱 그렇다. ‘에브리바디 곤 투더 랩처’ 역시 한글화가 되어 있어서 언젠가 한번 해보고 싶었는데 PSN무료게임으로 나와서 플레이를 하게 되었다.

이 게임의 시작은 해가 지는 어느 마을, 천문대 앞에서 시작된다. 제목과 같이 모두가 어디론가 사라져서 아무도 존재하지 않는 마을. 빛을 따라가면 하나씩 과거에 있던 일들이 빛으로 재구성되어서 나타난다. 이 빛을 하나하나 따라가면서 마을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를 알아가는 게임이다.

사람은 없고 보이는 것은 빛의 잔영 뿐. 모여있는 빛을 쫓아가면 이벤트가 발생한다.

어떠한 실험에서 일어난 사건과 그 마을에 일어난 일들을 따라가다 보면 영화 ‘미스트’나 한정된 마을의 좀비사태를 다른 영화들이 떠오른다.

전체적으로 영상미와 사운드, 그리고 성우들의 열연이 아주 돋보인다. 여러 게임대회에서 사운드 관련 과 영상관련에서 상을 탔고, 스토리에 대해 좋은 평이 많다. 사실 스토리 자체로 좋은 평을 주기는 애매하다고 보지만, 전체적인 사람들의 인간관계의 연출과 설명은 뛰어나다.

빛의 잔영과 목소리로만 나타나는 과거 사람들의 모습..아름다운 배경묘사와 성우들의 열연은 돋보인다. 

모두가 사라진 마을. 무슨일이 일어났는가를 조용하게 따라가는 이야기지만, 결국은 작은 마을에서 이 마을을 떠난 사람이 외부인을 데리고 돌아오면서 불거지는 갈등관계가 이야기의 중심이 된다. 모두의 마음속에 어떤 마음이 있었는가

과연 이것을 게임이라고 할수 있는가에 대한 비판도 존재한다. 기본적인 성취감이나 퍼즐풀이도 거의 없다시피 하고 길찾기가 대부분의 게임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실제 텍스트어드벤처도 그런게 많으니 조작이 가능하면 게임이라고 할수 있지 않을까.

기후, 시간등을 영상으로 나타내는 연출과 화면은 아주 아름답다.

플레이 하면서  불만점은  명확히 밝혀지지 않은 스토리 – 열린 결말이나 플레이어의 상상에 맡긴다고 하지만 명확하지 않은 설정은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 가 첫번째고, 두번째로는 게임 UI가 너무나 비친화적인 부분이라는 점이다.

특히 게임의 전반적 시스템의 경우, 실제 아무런 시스템이나 옵션이 없다시피 하기에 진행을 하는데 꽤 문제가 많다. 사실 게임이 길찾거나 이벤트를 보는데서 어려움을 느끼게 하는건 시스템적인 보완이 안되었기 때문이 크다. 기본적인 미니맵조차 제공하지 않아서 실제 길에 있는 맵을 보고 다녀야 하는데, 내가 어디에 있는지 조차 알기가 쉽지 않다. 90년대 게임도 아니고 일부러 난이도를 올리기 위해 편의성을 제공하지 않는다고 보인다. 

트로피를 따는 업적역시, 다른 이벤트를 하기 전에 라디오를 다 듣는다거나, 어떤 아이템을 발견했을때 알수가 없다거나 하는 부분들이 무리하게 만든 업적이라는 느낌을 준다. 거의 모든것을 알아서 기록해서 파고들지 않는 한 달성하기 힘든것들을 만들어 놓았다. 어떤 기록이나 그래피티를 보는 업적달성이 있지만 내가 그 것을 봤는지 알수도 없게 되어 있어 트로피가 따지기 전까지 제대로 해왔는지조차 알 수가 없다.

게임의 평이 상당히 좋은건 연출이나 그래픽이 좋기도 하지만 인디게임에 가까운 소규모 제작사의 게임이기 때문에 좋은 평을 해준면도 있어 보인다.

조용한 분위기, 열려져 있는 미스테리를 좋아하는 사람이면 한번 플레이볼만 하겠지만.. 너무 불편한 UI때문에 모두에게 추천하기에는 애매한 게임이다.

마지막으로 이게임 최대의 미스테리는 역시.. ‘주인공은 누구인가?’ 이지 않을까 한다. 해외 사이트 찾아보면 꽤 여러가지 예측이 있지만 제작사는 입을 다물고 있는듯.

이걸 보고 있는 ‘나’는 누구?

겨울왕국2

화제의 겨울왕국2를 보고 왔다. 1을 본지 벌써 6년이라니.. 시간이 참 빠르다. 여전히 let it go는 우리집에서 자주 흘러나오는 노래인데.. 우리나라의 극장순환상 개봉후 1주가 지나가고 있으니 이제 약간 주춤하는 분위기 인거 같기도 하다. 이미 볼사람은 다 봤을려나. 극장을 쓸어담을 정도로 개봉을 하였으니..

1편의 해피엔딩에 이어서 영화는 아렌델의 여왕이 된 엘사와 안나와의 행복한 일상 생활을 보여주면서 시작된다. 하지만 혼자만 들리는 어떤 목소리를 듣는 엘사. 그리고 밤에 그 목소리를 따라 가다가 만나게 되는 어떠한 빛. 주제가라고도 할수 있는 into the unknow이 나오면서 자신을 부르는 목소리를 따라갈수 없는 사정을 이야기 하지만, 결국 자신과 비슷하고 자신을 이해할거 같아 보이는 그 목소리를 따라서 미지의 세계로 나가고 싶은 강렬한 욕망을 드러낸다. 1편의 엔딩, 그리고 초반의 모습으로 엘사는 이 세계에 잘 적응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나, 이 세계는 마법이 인정되고 있지 않는 세계라는건, 1편에서도 잘 드러난다. 엘사의 마법을 보고 마녀라고 잡으러 가려하는 사람들, 그리고 엘사외에는 아무도 마법을 쓰는 사람이 없는 세계. 이런 세계에서 누구와도 다른 엘사가 본인이 있을 곳인가에 대한 고민은 당연히 존재했을것이다. 누구에게도 이해받지 못하는 고독. 동생인 안나가 자신을 사랑한다는건 알지만, 본인을 이해하지 못할꺼라고 생각한다는 건, 엘사가 자신의 고민을 안나에게 털어놓지 못하는데서도 잘 드러난다. 엘사의 마음을 직접적으로 보여주는 두편의 노래인 into the unknown과 show yourself의 가사를 보면, 자신과 비슷한 존재의 가능성을 알고서 나타내는 흥분과 희망(Or are you someone out there who’s a little bit like me?), 계속 그러한 존재를 찾아왔다는 마음(Are you the one I’ve been looking for All of my life?) – 보통 이런 가사는 러브송에서 나오는데 – 그리고 그동안의 인생의 고통(All my life I’ve been torn)에 관하여 직접적으로 이야기한다. 나름 가족과 친구들과 즐겁게 사는 것으로 보였던 엘사가 자신의 평생이 찢겨져 왔다는 식으로 표현한다는 이 가사는 약간 충격적였다.  남들과 다르게 태어난 자신을 인정하는게 1편이였다면, 그런 자신의 진정한 위치를 찾는게 2편의 이야기의 주제의 하나이지 않을까.

숨겨져 있던 마법의 숲으로 들어가서 dark sea를 거쳐 과거의 진실과 자신의 정체를 알아내는 엘사. 하지만 결국 저주와 과거의 잘못된 매듭을 고쳐내는것은 마법의 힘이 아닌, 잘못된 행동을 한 인간의 피를 이어받은 자의 의지. 진실을 알게된 안나가 자신들의 잘못을 받아들이고 그 행동이 일으킬 미래가 본인의 희망에 반하고, 무릎꿇을 만큼 힘든 상황이지만, 일어나서 다음의 옳은일(The next right thing)을 해냄으로 저주는 풀린다. 

가족도, 친구도, 연인도 모든것을 잃어버린 최악의 상황에서 자신이 가진 모든것을 스스로의 결정으로 버리기 위해 나아가야만 하는 안나

본인이 있을 자리인 마법의 세계에서 정령들과 삶을 누리는 엘사, 그리고 인간의 세계를 이끌어가는 안나 – 잠깐 나오는 사진은 과학발전을 시사하는 듯 하다 – 의 화합은 댐으로 자연을 막아서 정복하려던 인간의 방향성이 자연과의 조화롭게 살아가는 모습을 이상으로 보여주면서 막을 내린다. 

자신의 있을 곳을 찾는 자아찾기, 인간과 자연의 조화, 과거의 잘못에 의한 저주풀기, 약간은 뜬금없는 청혼가 까지. 여러가지가 섞여있어서 복잡하지만, 1편과 비슷한 엘사의 방황과 각성(2차각성한 엘사의 파워는 바다를 다 얼려버릴 정도인듯;), 그리고 마법은 없지만 강한 마음과 언니에 대한 사랑으로 항상 올바른 판단을 하는 안나(시나리오 상으로는 아무리봐도 안나가 주인공 같은데 엘사의 캐릭터 파워가 너무 강해서 주인공 같지가 않네…)라는 구도는 1편과 동일하고 역시 재밋게 봤다.노래가 약하단 평은 많지만 into the unknown도, 거기에 연결되는 노래인 show yourself도 맘에 든다. 영화상으로 보면 1차 각성하는 let it go와 비교될 노래는 2차 각성인 show yourself인듯. 가사와 영화상의 내용으로도 Next right thing도 꽤 좋고. 전체적으로 밝은 분위기의 노래가 많았던 1편보다 좀 어두운 분위기의 노래들이 많은것도 노래에 대한 평이 갈리는 이유가 아닐까.

Into the unknown은 1편의 let it go와 비교하자면, 홀로된 외로움에서 본인의 각성으로 이루어지는 과정이 기승전결로 잘 표현되는 let it go에 비해, 처음 부분에서 자신을 부르는 못소리를 거부하다가 목소리에 동화되는 과정이 좀 갑작스럽게 느껴진다. 특히 메인파트인 into to unknown 이 나오기 전까지는 목소리를 따라가지 않겠다는 어두운 분위기에서 갑자기 하이라이트 파트에서 밝아지는 느낌이 급작스러워 보였다. 너무 초반에 나오기도 하고 엘사가 각성하는 부분도 아니고 이 노래를 메인으로 보기에 납득하기 어려운 면이 있어 보였다. 하지만 let it go를 너무 많이 들어서 지겨운건지… 노래는 들을수록 좋은듯.

크리스토퍼의 청혼가는 어떻게 봐도 90년대 감성인데.. 아이 따라 온 부모에게 바치는 서비스 같은걸까. 나이대에 따라서 좋아하는 사람과 이상하다는 사람들이 갈리는듯. 웨스트라이프와 보헤미안랩소디를 섞어놓은듯한 재밋는 뮤직비디오였다.

자막판으로 봤는데 더빙판이 무척 좋다는 얘기를 듣고 노래를 좀 찾아봤다. 일단, 안나역의 성우인 박지윤이… 노래 실력이 엄청 늘은거 같다. 1편도 좋은 평을 들었지만 2편은 노래를 훨씬 잘한다. 그리고 1편의 더빙자체가 원작 가사를 그대로 직역을 하려고 하다 보니 어색한게 많았는데 그것보다 입모양에 맞춘 의역들이 많아져서 아주 자연스럽다. 1편의 더빙이 높은 평을 받지만, 그래도 좀 부족한 부분들이 있었고, 일본판 더빙과 비교해서는 좀 부족한 부분이 많았다고 생각했는데, 2편 더빙은 원작을 뛰어넘는 수준이라는 평을 받는 이유가 있어 보인다. 다만, into the unknown의 번역이 숨겨진세상이라는건 조금 맘에 들지 않지만.

덤으로 2편의 예상 시나리오로 나오던 것중, 부모의 죽음이 엘사의 힘과 관련되었을꺼라는건 어느정도 맞았지만, 많은 사람들이 밀었던 안나의 불의 마녀설은 전혀 상관없었다는 점도 흥미로웠다. 위에서 썼지만, 신화적인 의미에서 안나는 순수한 인간적인 의지만으로 이야기를 끌어나간다는 것을 생각해보면 안나에게 아무런 초현실적 힘이 없다는건 꽤 중요한 요소다. 루머였지만 2편에서 엘사가 레즈비언 연인이 생긴다는 얘기도 돌았었는데 2편이 끝나자마자 3편에서 그럴꺼라는 글들이 또 돌고 있다. 딱히 근거는 없는거 같고… 디즈니의 PC적 행보가 그다지 맘에 드는것은 아니나, 이런 루머들은 PC같은 것을 싫어하는 사람들을 선동하려고 누군가가 만들어내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타인에게 가짜뉴스에 솎는다고 많이 말하나, 결국 자신이 원하는 가짜뉴스가 눈앞에 있으면 별다른 의심없이 바로 믿는 걸 옆에서 보고 있으면 좀 씁쓸하다.

이미지를 이것저것 넣고 싶지만 VOD가 안나와서 인지 이미지가 너무 없다는게 좀 아쉽다. 

에디스 피치의 유산(What Remains of Edith Finch)

에디스 피치의 유산은 2017년에 나온 어드벤처 게임이다. 꽤 평이 좋다고 듣고 있어서 언젠가 한번 해보고 싶었는데, PSN에서 무료게임으로 풀려서 해보게 되었다.

저주받은 일족과 거대한 집에 관한 이야기를 1인칭 어드벤처의 형식을 빌려서 풀어나간다. 소재가 소재인 만큼, 에거드 엘런 포의 어셔가의 몰락이나, 러브크래프트의 벽속의 쥐, 그리고 스티븐 킹의 예루살렘 롯같은 소설들이 꽤나 연상된다.

이야기는 주인공인 에디스 피치의 시점으로 진행된다. 예전의 사건으로 집을 버리고 떠난 후 어떤 이유로 다시 돌아와서 집안에서 어떤 일들이 있었는지를 알아내는 내용으로 되어 있다. 3인칭 시점으로 진행되나, 텍스트들이 그래픽적으로 배치되고, 분위기나 사운드의 효과적 사용등, 뛰어난 연출력을 보인다. 이야기는, 에디스가 오랜만에 집에 돌아와서 어머니의 유산인 열쇠를 이용하여 잠겨져 있던 통로들을 이용해서 집을 돌아보면서 가족들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를 알아가는 내용이다. 처음부터 거의 아무런 설명이 없이 진행되기 때문에 플레이어는 전체적인 이야기를 따라가면서 꽤 몰입하게 된다.

텍스트가 화면에서 흘러나오는듯한 연출은 참신하면서도 효과적이다
가족 하나하나가 모두 하나의 방을 가지고 있고 그 방들은 디테일하게 묘사가 되어 있다.

하나하나 숨겨져 있던 방을 찾아내면서 하나하나의 이야기가 흘러나오면서, 무엇이 진실인지 플레이어는 궁금해 할수 밖에 없게 된다. 명확한것은 피치가의 사람들에게는 계속 불행한 무언가가 닥쳤다는 것이다. 그것이 진짜 저주인지, 아닌지는 아무도 알 수가 없다. 실제 저주를 받았다고는 하나 피치가는 또 상당한 부를 이룬것도 같다. 보통의 이야기에서 저주는 보통 다른 혜택과 함께 계약적인 관계에서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다. 그렇다면 피치가에게 저주가 있었다면, 뭔가 다른 특별한 능력이 존재한것일 수도 있다.

게임에서 보여주는것을 모두 현실이거나 실제로 있었던 일이라고 가정한다면 핀치 가문은 어떤 종류의 정신감응적인 초능력을 가지고 있고, 그 때문에 육체적이나 정신적으로 문제가 생겨서 빠른 죽음을 맞는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주인공인 에디스 역시 정확히 표현되지는 않으나, 남겨져 있는 글을 – 그것도 정확한 상황이 써 있지도 않은 글을 – 보는 것 만으로 과거의 무슨 일이 있었는지를 알아낼수 있다는 점에서 핀치가문의 능력을 가지고 있다고 볼수 있다. 몰리는 식인괴물이 되서 사람을 잡아먹고, 바바라는 괴물들에게 잡아먹혔으며, 거스 핀치가 태풍을 연으로 태풍을 부르고, 그레고리는 염동력으로 물을 틀어 죽게 되었다는게 진실일 가능성.

반대로 게임에서 보여주는건 그냥 에디스의 상상이고, 재수없는 한 가문의 다사다난한 사고라는 시점으로 볼 수도 있다. 사실 그렇게만 보기에도 이 가문에 너무 많은 사건사고와 죽임이 있어서 저주라고밖에는 볼 수 없을듯 하지만.

현실과 비현실, 어느것이 맞는지 불명확하면서 둘다에 대한 가능성을 보여준다는 점과, 큰 저택이 나온다는 점에서 ‘괭이갈매기 울적에’가 약간 생각나기도 한다.

어드벤처 게임이라는 특성탓에 어찌보면 게임스러운 부분은 좀 부족하지만, 분위기나 연출은 아주 맘에 들은 게임이다. 호평을 받은 시나리오는 좋기도 하고 생각해볼 여지를 많이 남긴건 사실이지만, 그래도 좀 더 명확하게 하는게 내 좋지 않았을까. 단서들도 더 늘어놓고, 마지막에 에디스 할머니의 뭔가 저주와 계약에 대한 이야기를 명확하게 해주면 어땠을지… 하지만 이 가문의 이야기를 보면 딱히 저주에 대해 혜택을 받는게 별로 없는듯. 개인적으로는 마지막 반전인 에디스 핀치의 유산은 크게 반전적인 요소로 느껴지지는 않았다. 중간에 알아차려서 그런면도 있겠지만.

어드벤처 게임과 고딕호러적인 느낌을 좋아한다면 추천할만한 게임이다.